내년 2월 '존엄사법’ 시행을 앞두고 시범사업이 지난 23일부터 전국 13개 대형 의료기관에서 시행되면서 상담자가 몰리고 있다. 2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는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존엄사법 시범사업이 시작된 지난 23일 ‘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이하 실천모임)에 ‘존엄사’ 상담을 받으러 온 방문자는 약 30명 가까이 집계됐다고 한다. 전화문의는 100건이 넘었다. 연명의료란 심폐소생술이나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등으로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는 것을 말한다.
다만 연명의료 중단에는 조건이 있다. 담당 의사 1명과 전문의 1명이 함께 ‘이 환자가 임종 과정에 있다’라고 판단해야만 중단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중단 서류에는 작성자 인적사항을 비롯해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등 4가지 연명 치료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묻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항목별로 부분 선택할 수도 있다. 또 등록 후 심경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철회나 수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존엄사’가 국내에서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생명에 대한 자기결정권이나 존엄하게 죽을 권리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은 편이라는 진단이다.
해외의 경우 네덜란드와 벨기에, 룩셈부르크는 존엄사와 안락사가 합법이다. 미국은 오리건 주(州)와 워싱턴 주에서 존엄사를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도 말기 환자에 소극적 안락사를 허용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고 전해진다.
한편, 존엄사와 안락사 둘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존엄사는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자신이나 가족의 선택으로 더 이상 연명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이다. 반면 안락사는 약물 투입 등을 통해 고통을 줄여 인위적으로 생을 마감하는 것을 말한다.
누리꾼들의 입장은 다양하다. 한 포털사이트에서 한 누리꾼은 “자연의 섭리란.. 모두가 젊었고 모두가 늙는다는 단순한 생리지만, 가슴 아프고 먹먹하다”고 썼고, 또 다른 누리꾼은 “불치병은 존엄사 찬성한다”고 부분 찬성했다. 또 자신을 간호사라 밝힌 누리꾼은 “나 자신만큼은 연명치료를 안 받을 생각이다. 정말 환자와 보호자 모두 너무 고통스럽다”고 남겼다.
김명화 기자 mh6600@bokjinews.com